- 글. 안일호

<에세이로 여는 하루> - 글. 안일호 <가끔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

대영매일인터넷신문  topworldnew@dailydy.co.kr
입력 : 2020-08-04 16:42:18 게재 : 2020-08-04 16:43:28 (16면)
안일호 작가
안일호 작가
보라카이 해변 보보여행사 사진 제공
보라카이 해변 보보여행사 사진 제공
필리핀의 현재 상황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한치 앞을 알 수가 없습니다. 그 앞은 사방이 막힌 벽으로 인식 되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기 바랍니다.
앞이 아닌 저 위에 있는 희망을 보면 좋겠습니다.

강원도 양구에서 군 복무를 하던 중 갓 병장을 달고 소대장(중위) 및 통신병과 함께 강원도 깊은 산속으로 첨병의 임무를 맡은 적이 있습니다.
그 전날은 폭우가 쏟아져 계곡의 물은 삽시간에 불어났었지요.

그렇게 목적지를 향해 가던 중 무전도 희미해지고 마침내 우리는 길을 잃고 산속에서 헤매게 되었지요.
앞으로 가도 가도 끝도 없고, 해는 이미 뉘엿뉘엿 기울어 불안감이 엄습해 왔습니다. 우측은 계곡물이 삼킬 듯 흘렀고,
좌측은 울창한 산림이 우리를 에워쌌습니다. 굶주림과 나무에 긁힌 상처 그리고 비에 젖은 옷으로 인해 몸은 거의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그것보다 더 두려웠던 것은 정말 이러다가 영영 이곳에서 벗어나지 못하겠다는 두려움 이었습니다. 시간은 저녁 7시 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만 가자는 소대장에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우리를 다 죽일 셈입니까? 이제는 앞이 아닌 위로 올라가야 합니다.”
소대장이 그 말에 책임을 질 수 있겠냐고 하더군요….. 사지에서 무슨 약속을 못하겠습니까 만은 소대장에게 책임을 지겠다 하고는,
 계속해서 그렇게 서너 시간을 위로만 올라갔습니다. 그랬더니 잠시 뒤 더는 오를 곳이 없게 되었고
마침내 저 멀리 마을에서 불빛이 보였습니다. 이 기분을 아세요?? 살았다는 안도감에 서로 얼싸안고 환호를 질렀지요.
그제서야 무전기도 터져서 우리의 위치를 알렸지요. 그렇게 우리는 말할 수 없이 지친 몸에 낙엽을 덮고 꿀잠을 잤습니다.

어떤 사람은 나를 보고 고생을 하나도 안했을 것 같다고 합니다. 손도 보들보들 한 게 굳은살도 하나 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9살에 경북 성주에서 부모님을 떠나 대구에 형과 지내면서 스스로 밥을 하고, 도시락을 싸고 소풍이면 김밥을 쌌습니다.
중학생이 되어서는 새벽마다 신문을 돌렸고 고등학교 때는 노가다 알바나 고구마를 팔았습니다.
대학시절에는 목욕탕 때밀이, 구두닦이, 어촌공판장, 냉동 창고 심지어 술집 웨이터 일도 했습니다.

50달러를 들고 도착한 필리핀에서도 매일 일을 했지요. 그렇게 지금까지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합니다.
그런데 돈은 참 모으기가 혹은 벌기가 어렵네요. 특히 요즘 같은 이런 팬더믹은 그 어떤 상황보다
힘이 들고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앞이 콱 막힌 답답함과 두려움이 가시질 않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 특히 필리핀에 있는 우리 교민들이 그러하시겠지요.

절망과 좌절하는 사람, 분노하는 사람, 연신 죽고 싶다고 하는 사람, 긴 한숨이 끊이질 않습니다.
특히, 수시로 바뀌는 필리핀의 상황으로 인해 예측은 커녕 뒤쫒아가기 급급합니다.
외국인이라 딱히 하소연을 하거나 보호받을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그냥 “잘 버텨 봅시다” 가 인사말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나온 저 군대 경험이 나에게 힘이 됩니다.
죽음의 공포에서 무조건 위만 바라보고 끊임없이 올라간 저 때의 간절함과 무모함이 희망을 줍니다.
계곡이 깊을수록 산이 높습니다. 그 정상에는 훤한 희망의 마을이 신기루 같이 나타났었습니다.

9부 능선에서는 정상이 보이질 않습니다. 꽉 막힌 앞을 보고 좌절하지 말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저 정상을 보세요.
비록 시간은 걸리겠지만 반드시 희망의 마을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불어난 계곡물도, 삼킬 듯 둘러싼 산림들도 우리의 의지를 꺾지는 못할 것 입니다.

다 같이 화이팅 !!
/ 대영매일인터넷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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